Ａ그룹은 IMF시대 1년이 다가도록 외채가 전혀 줄지 않아 현재 약 100억달러 가량의 빚을 지고 있다. 국제금융가에는 이 그룹에 대한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. 벌써 만기가 도래한 20억달러 가량을 갚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. 이런 나쁜 평판 때문에 이 그룹에 대한 대출만기가 도래하면 외국금융기관들은 가차없이 대출자금을 회수하려 들고 있다. 그러나 이 그룹의 대응은 더욱 가관이다. "이자해당액을 더 꿔달라. 그걸로 이자를 갚겠고 만기 도래분은 무조건 연장해달라. 만약 우리 그룹이 망하면 한국경제가 망하고 그러면 국제금융시장이 위험해진다. 연장해 줄려면 해주고 말라면 말라"는 배짱을 튕기고 있는 것이다. 막상 만기일이 도래하면 이 그룹의 자금담당 임원은 자리를 비워 버린다. 미국의 유명매체는 한국의 'BJR('배째라'의 영문표기 머리글자)'가 공식적인 사회현상으로 자리잡았다고 국제적으로 망신을 주는 보도를 했다. 한 언론인은 "지금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웬만한 외국 비즈니스맨은 BJR을 다 알고 있다."고 말한다. 이는 국제통화금융(IMF) 구제시대에 막 들어갈 당시 나타난 모럴해저드(Ｍoral Hazard : 도덕적 해이)보다 한술 더 뜨는 것이다. 모럴해저드가 국지적인 상대방에게 소규모로 피해를 줬다면 '배째라'는 국제적 신뢰를 더욱 망가뜨릴 '한국식 생떼'로 지적되고 있다.